[뉴스초점] '삼성 신화' 이건희 회장 영면…비공개 영결식
[앵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지 나흘째 되는 오늘, 장례의 마지막 절차인 발인이 진행됐습니다. 영결식은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진행됐는데요.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잠시전 오전 7시반부터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삼성병원에서 영결식이 진행됐는데요. 가족장이어서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진행됐을까요.
[기자]
예,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은 오전 7시반에 빈소에서 진행됐습니다. 부인인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했는데요. 고인을 지근거리에서 모셨던 일부 사장단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결식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 회장의 종교에 따라 원불교식으로 진행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입관식 역시 원불교식으로 진행됐고, 어제도 원불교의 최고지도자인 전산 김주원 종법사가 방문해 법문을 읽었습니다. 1973년 원불교에 입한 이 회장은 생전 원불교 교단 발전에 기여하고, 덕망이 높은 교도에게 주는 법훈인 대호법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평소 자신이 믿어온 종교에 따라 장례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 역시 소 원불교식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네요. 이 회장이 평소 원불교신자인 것은 드러내지 않았죠?
[기자]
네, 이 회장은 생전에 종교 생활을 드러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홍라희 여사의 경우 원불교 성직자들과 계속 인연을 이어왔습니다. 홍 여사의 모친이자 이 회장의 장모인 고 김윤남 여사는 1962년 원불교에 입교한 이후 교단에서 두번째 최고지위인 종사가 될 정도로 독실했습니다. 1987년 부친 이병철 회장이 별세했을 때도 김대거 종사로부터 법문을 받고 큰 위로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원남교당 신자로 등록돼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장인인 고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 역시 원불교에 입적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앵커]
오늘 영결식 이후에 어떻게 이동할지도 관심입니다. 그런데 정확한 동선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죠.
[기자]
예, 어디로 향할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장지까지 이동은 두가지 방법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하나는 이건희 회장의 운구 행렬이 생전 이 회장의 발자취가 담긴 공간을 돌며 임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는 방법입니다. 장지와 가까운 삼성전자의 수원 사업장과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일군 화성, 기흥 반도체 공장 등을 들릴 수 있습니다. 용산구 한남동 이건희 회장 자택이나 삼성전자의 영빈관인 승지원 등을 거쳐 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승지원은 선대 이병철 회장의 집을 개조해 만들었는데요. 생전 이건희 회장은 이곳을 집무실로 많이 이용했습니다. 바로 인근의 고 이건희 회장과 부인 홍라희 여사의 애정이 긷든 한남동 리움미술관도 마지막으로 이건희 회장이 거쳐갈 유력한 후보지중 하나입니다. 또 서초사옥에는 운구차량이 대기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서초사옥을 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영결식 이후 운구차는 곧바로 장지로 이동하고, 대신 영정 사진을 실은 차량만 사업장과 집무실 등을 돌 가능성도 있습니다. 장지는 부친인 고 이병철 선대 회장과 모친 박두을 여사가 묻혀 있는 에버랜드 인근 용인 선영이나 그 윗대를 모신 수원 가족 선영 가운데 한 곳이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건희 회장이 6년 5개월동안 투병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별세하게 됐는데, 구체적인 사인이 나오지는 않았는데요.
[기자]
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직접적인 사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신부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신장 기능의 문제인 신부전은 신장에 이상이 생겨 혈액 속의 노폐물을 잘 걸러내지 못하는 병입니다. 노폐물이 체내에 쌓이면 수분이 배출되지 않으면서 합병증과 고혈압이 따를 수 있는데요.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5개월간 투병 생활을 해던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최근 신장 기능까지 나빠져 회복이 어려웠던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건희 회장의 경우 평소 지병이 있어서 겨울에는 하와이 등에서 요양을 했다는 얘기도 있잖아요.
[기자]
이 회장은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에는 잦은 폐 질환으로 고생했습니다. 1999년에는 폐 부근의 림프절에 암세포가 발견돼 수술을 받았고, 수술 후유증으로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이 평소 괴롭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추위만 느껴도 고열이 발생하는 현상으로 겨울이면 하와이나 오키나와 등 따뜻한 지역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했는데요. 이후에도 폐렴과 호흡기 질환 등으로 입·퇴원을 반복해 건강 이상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앵커]
장례가 가족장으로 진행됐는데도 장례기간 많은 정재계를 비롯해 문화와 예술, 스포츠계 인사들이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애도했는데요.
[기자]
네, 별세 소식이 알려진 이후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사람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입니다. 이 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형인 이맹희 전 CJ그룹 회장의 아들인데요. "나의 자랑스러운 작은 아버지"라며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한다"고 말했습니다. 삼성그룹과 CJ그룹은 승계를 놓고 경쟁이 시작된 이래로 50여 년간 냉랭한 사이였습니다. 2012년에는 고 이병철 창업주가 남긴 재산을 둘러싸고 소송전이 시작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죠. 1, 2심 모두 이건희 회장의 승소로 마무리됐지만, 선대에서 화해는 불발됐습니다. 하지만 3세 시대가 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는데요. 2014년 이재현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되자 이재용 부회장 등 범삼성가에서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5대 기업 총수 가운데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장례식을 먼저 찾았습니다. 정 회장은 "한국 경제계에서 1등 정신을 아주 강하게 심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정 회장은 평소 이재용 부회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는데요. 이 부회장의 전용 차량은 제네시스 G90입니다. 지난 25일에는 ...